🎵 아이돌 잡담

아이돌 취향 + 몇 가지 이야기

꼬모🐱 2014. 12. 21. 22:43

1. 아이돌 취향

 

며칠 전에 트위터에서 잠시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재밌어서 블로그에도 간단하게 옮겨 볼까 한다.

덕질을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 바로 '적당한 거리감' 이다. 나는 현실에 대입되거나 수가 읽히는 연예인은 깊게 좋아하질 못한다. 왜냐하면 거리감이 부족할 경우, 자꾸 주변에 존재하는 비슷한 사람들에게 대입하게 되고, 속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보이고, 대충 패턴이 읽히기 시작하면 자꾸만 단점이 보여서 되려 정이 가지 않기 때문.

그래서 내가 그동안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좋아하던 연예인들을 떠올려 보면 죄 외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라시-모닝구-에케비-엑소(!) 엑소도 사실상 케이보다는 엠을 훨씬 좋아했고 대부분의 떡밥을 만다린즈 위주로 소화했기 때문에 결국 모로 가도 외퀴인생이라는 결론이(...) 

외국인들은 아무래도 자라난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주변에 대입할 만한 사람이 없고, 기본적으로 언어가 다르다는 점에서 적당한 거리감을 형성하기가 딱 좋다. 그래서 내가 편하게 걸러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 엑소에서도 케이보다 엠을 좋아했던 것이, 물론 최차애가 엠에 있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나이도 더 어린데다 하는 행동도 애새끼미가 팍팍 흘러넘쳤던 케이멤들이 자꾸 주변 남자애들한테 대입되어 보였기 때문. 그래서 멤버들 나이가 더 많고, 외국멤이 절대 다수인데다,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어른스러웠던 엠의 분위기가 나에게는 어른 남자처럼 느껴져서 더 좋았다. 왜냐하면 내 주변에는 차분하고 성숙한 어른 남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게 일종의 환상과 거리감으로 작용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기에 내가 중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른다는 게 한몫했지.

구 최애가 루였던 이유도 차분한 분위기에 말수가 많지 않고 자기노출이 적었기 때문에 적당한 거리감 유지가 가능했던 게 엄청 컸다. 막상 사고치고 나니까 그것 때문에 더 힘들기는 했지만서도.. (아아 부질없다) 아라시 최애는 니노였는데, 트친분이 얘기를 들으시더니 자기 몫 확실히 하면서도 속내를 알 수 없는 타입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하심. 비주얼도 비슷하다고.. 루와 니노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좀 놀랐다.  

뭐 여튼.. 같은 원리로 나는 여돌도 호감 수준에나 머물지 깊게 덕질할 마음이 전혀 생기질 않는다. 같은 여자다 보니 수가 읽히고 행동패턴이 읽히기 때문. 그리고 현실에 존재했다면 나랑 절대 상종 안 했으리라는 게 뻔히 보이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 에케비랑 모닝구를 좋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순전히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 여돌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덕질할 마음이 없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성실성. 늘 열심히 하고, 조용조용 자기 몫 다 해내는 애들 엄청 좋아한다. 무대에서 조금이라도 설렁대면 정이 뚝뚝 떨어짐. 맨날 동생하고 음방 보면서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쟤는 무대 열심히 해서 좋아' 이거. 에케비랑 모무스에서 젤 좋아하는 멤버가 유코랑 다캉이었으니 뭐.. 여기에 대해서는 긴 말이 필요하지 않을 듯..

 

2. 말조심

 

여기저기서 둘기라는 단어를 굉장히 자주 보는데.. 나는 이제 둘기라는 단어를 못 쓴다. 우씨 탈퇴하고 나서 둘기라는 단어가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 엓갤에서 많이 보던 단어라 왠지 찜찜했지만 다들 쓰니까 나도 그냥 생각없이 같이 쓰곤 했다. 근데 알고 보니 출처가 ㄴㅇ갤이더라...? 허허허. 루가 탈퇴하고 나니까 엉뚱하게도 그게 엄청 후회가 되더라. 내가 생각없이 내뱉었던 단어들이 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같아서.. 그냥 이제는 말조심하면서 덕질해야지 싶다.  

 

3. 연말시상식

 

오늘 SBS를 시작으로 이제 연말무대 시즌이다. 매년 31일에는 케이는 한국에서 엠은 중국에서 따로 참가하곤 했는데, 루까지 나가고 나니까 솜이들이 중국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는 건지 걱정이 많이 됐었다. 작년에 엠이 나갔던 동방위성 시상식에 이번에는 루가 단독으로 참가한다길래 아 정말 4솜 올해는 포기해야 되나 ㅠㅠ 싶어서 맘이 너무 안좋았는데, 후난위성에서 무려 완전체로 불러주니 고마울 뿐...

이번에 엓/우/루 셋이 다 다른 방송사 연말무대 나온다던데 중국 땅덩어리가 넓은 게 이럴 때 좋구나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과 1년 사이에 세 갈래로 갈라지다니 어째 웃펐음.

 

4. 생각을 정리하며 드는 또 다른 생각

 

나는 공항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안 보고, 당연히 공항에서의 일화도 모르다시피 한다. 그리고 관계성을 파는 타입도 아닌데다 음지 팬질은 전혀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누구랑 친하다는 것 외에는 별달리 아는 게 없다. 무대사진도 그냥 독사진 위주로 줍줍하고 직캠도 중간중간 애들끼리 꽁냥대는 것보다는 딱 노래부르고 춤추면서 무대하는 거 위주로 봄. 그래서 관계성이라던지 누가 누구를 대하는 태도가 어떻다던지 이런거 잘 몰랐다. 지금도 잘 모르고.. 

오늘 묵혀놓은 글을 마저 쓰면서 팩트 체크하려고 검색을 좀 하다가 루한/시우민 페어를 좋아했던 블로그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여름 즈음부터 루의 태도가 예전같지 않다는 (그분의 표현에 의하면 두 사람의 사이가 뭔가 모르게 예전같지 않다는) 내용의 글을 여러 번 올렸더라. 공항이나 무대에서의 행동이 예전과 다르다고.. 소송 터지고 나서 이런 얘기를 여러 번 봤지만 그냥 뒤늦은 궁예라 여기고 지나갔던 기억이 나는데, 그냥 내가 몰랐을 뿐 누군가의 눈에는 전조가 보였구나 싶다. 마음이 조금씩 떠났을 테니 알게 모르게 그게 태도에도 드러났겠지. 내가 몰랐던 것들이 꽤 많았나 보다. 내가 둔한 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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