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 생일 외에 날짜 감각을 잊고 살아서 오늘이 10일인 걸 잊고 있었다.
작년과 재작년의 오늘 내가 뭘 했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다. 일단 작년 10월 10일엔 고척돔 팬미팅을 갔었다. 그날 씽이 입국을 너무 늦게 해서 좀 미웠었다. 막상 얼굴 보고 다 풀렸지만. 그리고 재작년 10월 10일. 그날 엑소는 10인조가 되었다. 그날 기사를 보는 순간 온몸이 싸해지던 느낌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일찍이 크리스가 그랬듯 곧 루한도 엑소로 활동한 기간보다 그룹을 떠나서 홀로서기한 기간이 더 길어지겠지. 시간이 참 빠르다 싶다. 이젠 루한을 봐도 아무 느낌이 없다.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예전처럼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도 않는다. 잘 나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잘 생겼네, 건강한가 보다, 표정은 여전히 어색하구나 이정도 생각 뿐. 정말로 그냥 지나가는 중국 연예인 1이 되었다.
소송도 끝난 마당에 이제 두 사람 다 욕하고 싶지도 않다. (누구씨 팬들 빼고^^ㅗㅗㅗㅗㅗㅗㅗㅗㅗ 니들이 회사 욕은 해도 멤버들 욕은 하면 안되는거에요ㅗㅗㅗㅗㅗ) 알아서 잘 사는 마당에 욕할 기운도 없고. 뭐 사실상 승소니 뭐니 서로 난리인데 그거 따져서 뭐 하나 싶다. 한쪽의 확실한 승소를 원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된 이상 그냥 합의는 합의일 뿐이다. 그리고 사실... 법적 결과가 어찌됐든 이 싸움은 소송을 건 순간부터 걔들이 이긴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걔들이 그룹을 떠난 게 단순히 금전 문제 때문만이라곤 생각하지 않으니까.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었고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역설적이지만 씽이 그 산 증인이다.
10월 10일은 씽이 한국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러 온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조금만 얘기를 해보고 싶다.
며칠 전 씽 생일 직전에 한 팬분께서 자서전 전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기꺼히 공개해 주셨다. 작년 9월에 자서전이 발간된 이후로 1년만이다. 영번역이 진작에 나와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쉽게 손이 안 갔고, 그간 파편적인 해석에 의존하느라 불편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다. 씽은 아주 어린 시절 예체능을 배우거나 명성학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일부터 연습생 시절의 일들까지 전부 꼼꼼하게 적어놓았다. 아무래도 내가 제일 궁금해하는 건 연습생 시절의 일화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고, 스물 몇 쪽의 분량을 순식간에 읽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 오디션 마지막 날 덜컥 응모를 하고, 예선을 통과하고, 최종 합격을 하고, 슈퍼주니어의 한경이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회사에서 오직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학업을 포기하고, 어머니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겠다는 계약서를 쓰고, 언어도 모르는 낯선 땅에 날아와 불투명한 미래를 꿈꾸던 어린 씽의 나날들이 속속들이 적혀있었다.
데뷔 직전에 고생하던 일화까지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얠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다. 정말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일이 있었을 거라는 것도. 몇 가지 언행만으로 장이씽을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건 진짜 멍청하고 주제넘은 일이 아닌가 싶다. 씽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연습에 매달렸는지, 늘 노력이라는 단어를 달고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일관되게 회사를 좋아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몇 가지 언행이 어떤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인지 등등 장이씽이라는 인간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씽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과 그걸 받아들이는 내 생각의 틈이 조금 채워졌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데뷔전의 불투명한 시간과 데뷔 이후의 파란만장한 시간들을 견뎌 온 이씽을 더 많이 응원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에 자서전을 낸다고 했을 때는 많이 낯설었다. 나이도 어린데 무슨 자서전이야? 싶었고, 아무래도 자서전이란 게 어느 정도는 자기 포장이 가미될 텐데 왠지 그것까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래서 공구도 참여하지 않았고 판매량이 높네 어쩌네 해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ㅋㅋㅋㅋ 씽이 엑소 스케줄에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ㅋㅋㅋㅋ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다른 데 신경쓸 틈이 없었던 것도 있다. 근데 내가 되게 편협했네. 미안ㅎㅎㅎ..
올해 씽파크에서 생일 서포트로 서울 까페 107곳에 진동벨 광고를 진행했는데, 그 광고를 진행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서울은 씽의 꿈이 시작된 곳이고, 씽의 꿈이 시작된 곳에서 아름다운 축하를 마주치길 바란다고. 자서전을 읽고 나서 그 말을 다시 보니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생각하면 슬퍼지긴 하지만 난 언젠가 씽이 중국으로 아주아주 가 버리는 날을 종종 상상하곤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씽은 고국으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그 전까지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특별한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러니까 계속 응원하고 싶다.
오늘도 넌 작업실에서 열심히 앨범 준비를 하겠지? 네가 한국에 온지 벌써 8년이 됐어. '한국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은 썩 좋아하는 표현이 아니라서ㅋㅋㅋ 그보다는 다른 말을 해보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로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네..... 아무튼 나는 너라는 사람을 알게 돼서 정말 좋아. 네가 걸어온 모든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모든 길을 응원하고 싶어. 한국엔 여전히 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작년과 재작년의 오늘 내가 뭘 했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다. 일단 작년 10월 10일엔 고척돔 팬미팅을 갔었다. 그날 씽이 입국을 너무 늦게 해서 좀 미웠었다. 막상 얼굴 보고 다 풀렸지만. 그리고 재작년 10월 10일. 그날 엑소는 10인조가 되었다. 그날 기사를 보는 순간 온몸이 싸해지던 느낌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일찍이 크리스가 그랬듯 곧 루한도 엑소로 활동한 기간보다 그룹을 떠나서 홀로서기한 기간이 더 길어지겠지. 시간이 참 빠르다 싶다. 이젠 루한을 봐도 아무 느낌이 없다.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예전처럼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도 않는다. 잘 나온 사진을 보면 여전히 잘 생겼네, 건강한가 보다, 표정은 여전히 어색하구나 이정도 생각 뿐. 정말로 그냥 지나가는 중국 연예인 1이 되었다.
소송도 끝난 마당에 이제 두 사람 다 욕하고 싶지도 않다. (
10월 10일은 씽이 한국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러 온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조금만 얘기를 해보고 싶다.
며칠 전 씽 생일 직전에 한 팬분께서 자서전 전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기꺼히 공개해 주셨다. 작년 9월에 자서전이 발간된 이후로 1년만이다. 영번역이 진작에 나와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쉽게 손이 안 갔고, 그간 파편적인 해석에 의존하느라 불편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다. 씽은 아주 어린 시절 예체능을 배우거나 명성학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일부터 연습생 시절의 일들까지 전부 꼼꼼하게 적어놓았다. 아무래도 내가 제일 궁금해하는 건 연습생 시절의 일화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그 부분부터 읽어보았고, 스물 몇 쪽의 분량을 순식간에 읽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 오디션 마지막 날 덜컥 응모를 하고, 예선을 통과하고, 최종 합격을 하고, 슈퍼주니어의 한경이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회사에서 오직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학업을 포기하고, 어머니께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겠다는 계약서를 쓰고, 언어도 모르는 낯선 땅에 날아와 불투명한 미래를 꿈꾸던 어린 씽의 나날들이 속속들이 적혀있었다.
데뷔 직전에 고생하던 일화까지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얠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다. 정말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일이 있었을 거라는 것도. 몇 가지 언행만으로 장이씽을 단정적으로 판단하는 건 진짜 멍청하고 주제넘은 일이 아닌가 싶다. 씽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연습에 매달렸는지, 늘 노력이라는 단어를 달고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일관되게 회사를 좋아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몇 가지 언행이 어떤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인지 등등 장이씽이라는 인간을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씽이 내게 보여주는 모습과 그걸 받아들이는 내 생각의 틈이 조금 채워졌다고 해야 하나. 그리고 데뷔전의 불투명한 시간과 데뷔 이후의 파란만장한 시간들을 견뎌 온 이씽을 더 많이 응원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에 자서전을 낸다고 했을 때는 많이 낯설었다. 나이도 어린데 무슨 자서전이야? 싶었고, 아무래도 자서전이란 게 어느 정도는 자기 포장이 가미될 텐데 왠지 그것까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래서 공구도 참여하지 않았고 판매량이 높네 어쩌네 해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일단ㅋㅋㅋㅋ 씽이 엑소 스케줄에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ㅋㅋㅋㅋ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다른 데 신경쓸 틈이 없었던 것도 있다. 근데 내가 되게 편협했네. 미안ㅎㅎㅎ..
올해 씽파크에서 생일 서포트로 서울 까페 107곳에 진동벨 광고를 진행했는데, 그 광고를 진행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서울은 씽의 꿈이 시작된 곳이고, 씽의 꿈이 시작된 곳에서 아름다운 축하를 마주치길 바란다고. 자서전을 읽고 나서 그 말을 다시 보니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생각하면 슬퍼지긴 하지만 난 언젠가 씽이 중국으로 아주아주 가 버리는 날을 종종 상상하곤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씽은 고국으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그 전까지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특별한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러니까 계속 응원하고 싶다.
오늘도 넌 작업실에서 열심히 앨범 준비를 하겠지? 네가 한국에 온지 벌써 8년이 됐어. '한국에 와줘서 고맙다'는 말은 썩 좋아하는 표현이 아니라서ㅋㅋㅋ 그보다는 다른 말을 해보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로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네..... 아무튼 나는 너라는 사람을 알게 돼서 정말 좋아. 네가 걸어온 모든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모든 길을 응원하고 싶어. 한국엔 여전히 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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